- 제안접수
2021.06.23. - 제안분류 완료
2021.06.23. - 50공감 마감
2021.07.23.현재 단계 - 부서검토
- 부서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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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 더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스크랩 공유박 * * 2021.06.23.
시민의견 : 1
지역분류-
정책분류기획
?그 어느 때에도 정당화 될 수 없는 '혐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9년 전국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혐오차별 국민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가 차별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설문자의 77.2%가 동의했다. 지난 1년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성소수자 혐오표현을 접한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67.7%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본인이 직접 혐오표현을 사용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39.3%에 달했다."?
우리 사회에서 '퀴어'라는 존재는 그 자체로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상황이며, 그 권리를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소수자'입니다. 위 내용만 보아도, 우리 사회에 혐오가 만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지난 5월 17일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Transphobia and Biphobia, IDAHOBIT)이었습니다. 이 날을 기념해, 2020년 7월, 서울 신촌 지하철역에는 한 달 동안 광고가 게시되었습니다. 그러나, 광고를 게시하는 과정에서조차 단순히 '성소수자'를 언급하는 광고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상업적/공익적 광고와는 다른 차별이 있었으며, 정식 인가를 받고 게시된 광고를 칼로 난도질하고, 페인트와 마커로 낙서하는 등 큰 훼손들이 발생했습니다. 페인트 자체가 위협적인 공격 수단은 아닐지 몰라도, 혐오를 자유롭게 전시할 수 있는 비성소수자만의 권력이 명백히 존재하며, 이는 퀴어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신촌역 광고 훼손 사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퀴어를 비롯한 소수자의 존재 자체에 대한 당연한 선언들을 대중은 급진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으며, 그에 대한 반응이 폭력적이라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퀴어는 어디에나 존재한다'라는 명백하고 정치적이지 않은 선언을 정치적으로 만드는 방법엔 어떤 것들이 있을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성소수자에게 아주 불친절한 우리 사회
우리는 살아가면서 의외로 많은 성소수자를 만납니다. 사회가 묵인하고, 암묵적으로 배척하는 분위기를 형성하여 양지로 드러나지 않는 것뿐입니다. 신촌역 IDAHOBIT 광고가 선언한 문구에도 나와있듯이, 성소수자는 우리의 일상 속에 항상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주위에도 성소수자가 있다는 것을 의식적으로 항상 명심해야 합니다. 성소수자가 배제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조그마한 인식들이 첫걸음이 됩니다. 퀴어를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사회의 가장 기본 구성 단위는 개인이기 때문에, 개인 차원의 의식 개선이 이루어지는 것이 곧 퀴어-프렌들리한 사회의 형성과 같은 말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법과 정책을 담당하는 국가의 차원에서도 퀴어에 대한 제도적 보호는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법적 효력이 있는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말하려고 합니다.
차별금지법
저는 차별금지법을 제안합니다. 차별금지법이란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성적 지향성, 출신 국가, 민족, 인종, 피부색, 언어 등을 이유로 고용/교육기관의 교육 및 직업훈련 등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입니다. 실제로 유럽 연합국에서는 인종 및 출신 민족, 종교, 세계관, 장애, 연령, 성적 정체성을 차별 의제로 한 '고용과 직업상에서 동등대우의 실현을 위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진행 상황은 어떠할까요? 한국에서도 차별금지법에 대해 진보적인 의원들을 중심으로 차별금지법안이 꾸준히 국회에 제출되었으나, 특별한 논의도 없이 임기 만료로 폐기되거나 제출된 법안을 철회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습니다. 그 배경에는 개신교를 중심으로 하는 보수적 집단의 강한 반발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들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의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금지될 경우 사회의 질서가 무너진다고 주장하면서 반대운동을 전개하고 법안을 철회시켰습니다.
물론, 차별금지법이 우리 사회에서 혐오와 차별을 몰아내는 만능 열쇠는 아닙니다. 차별금지법이 입법된다고 해서 우리 사회에 당장 어떤 큰 변화가 있으리 생각하긴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별금지법의 제대로 된 입법이 곧 인권 보호와 증진의 출발입니다. 법이 변하면 사회가 변하고, 사회가 변하면 곧 개인의 인식 또한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차별금지법의 입법은 곧 우리 사회가 이미 이런 법들을 통과시킬 수 있는 기틀이 형성된 사회라는 메세지를 던지는 것과 같습니다. 차별금지법의 입법은 이후 개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근본적인 기틀이 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법이 있다는 것 자체로도 대중 정치를 위해서는 차별적이고 혐오적인 것에 대해 더 주의하고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이는 곧 퀴어 인권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수자의 인권을 포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사회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아주 큰 정치적 의미를 시사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교제하고 결혼한다는 것이 단순이 동성이라는 이유로 가로막히고, 태어나면서 지정된 성별과 본인이 원하는 삶으로서의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로 정상성의 범주에 들지 못하고 차별받아야만 하는 이 사회에서, 퀴어들은 외롭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비록 예전보단 나아졌을지 몰라도, 퀴어들은 여전히 국가와 국민들에게 인식적/제도적으로 명백히 외면당하고 배제당하고 있습니다. '정상성'만을 목적으로 삶을 구성하려고 하는 많은 시도들은 결국 수많은 혐오와 차별을 양산합니다. 소수자가 아닌 입장에서는 알 수 없는, 부당한 배제와 폭력들은 사회 여기저기서 작동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 국회 국민동의청원에서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청원'이 10만 명의 동의를 받아 위원회에 정식으로 회부되었습니다. '사회적 합의'는 이미 이루어졌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제정을 위해 의견을 던지고 있습니다. 서울시도 급변하는 사회에서 소외되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소수자들을 더 주의 깊게 살피고, 차별금지 조례를 신설함으로써 이에 발맞춰가야 합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 이후에는 개별적 차별금지법이 따라야 합니다. 모두가 평등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 서울이 먼저 나서야 합니다. 하나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서로에 대해 섬세하게 살필 수 있는 역량입니다. 어떤 정체성을 지닌 사람이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서울, 나아가 대한민국 사회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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