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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규제발굴단] 청년사업 ‘노쇼’ 문제 해결을 위한 참석 보증금 제도 개선 제안
스크랩 공유이 * * 20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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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분류청년
청년 성장의 허들 낮추기
서울시와 여러 공공기관, 청년 위탁기관은 매년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취업 준비, 진로 탐색, 마음건강, 금융교육, 문화활동, 네트워킹, 창업지원 등 청년의 성장과 자립을 돕는 프로그램은 이제 도시 정책의 중요한 축이 되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문제가 있다. 바로 노쇼(No-show) 문제다. 신청자는 많지만 실제 참석률은 기대보다 낮고, 사전 연락 없이 불참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 결과 참여를 원했지만 대기자로 남은 청년은 기회를 잃고, 기관은 강사비·공간비·다과비·운영인력 등 이미 투입된 예산과 행정력을 낭비하게 된다. 결국 피해는 기관만이 아니라, 같은 청년 시민에게 돌아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서는 종종 “소액 참석 보증금” 제도를 떠올린다. 예를 들어 신청 시 5천 원 또는 1만 원 정도를 예치하고, 실제 참석하면 전액 환급하는 방식이다. 이는 청년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공공자원의 이용에 최소한의 책임감을 부여하기 위한 장치다. 실제로 민간 교육·행사에서는 이런 방식이 흔히 사용된다. 하지만 공공기관과 위탁기관에서는 보증금 제도 도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단순히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현장에서는 대체로 예산·회계 처리의 불명확성, 조례 또는 사업 지침상 근거 부족, 위탁기관의 수납 권한 문제, 미반환 보증금의 세입 처리 문제, 환불 행정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1. 왜 공공 청년사업은 보증금을 받기 어려운가
첫째, 공공기관은 돈을 받는 행위 자체에 명확한 근거가 필요하다.
민간기관은 내부 방침에 따라 참가비나 보증금을 비교적 자유롭게 정할 수 있지만, 지방자치단체나 공공 위탁기관은 다르다. 시민에게 금전을 수납하려면 조례, 규칙, 지침, 위탁협약 등에서 그 근거가 분명해야 한다. 근거 없이 보증금을 받으면 부당한 수납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둘째, 보증금은 회계상 처리 방식이 애매하다.
참가비라면 세입으로 볼 수 있고, 사용료라면 별도의 사용료·수수료 체계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참석 후 돌려주는 보증금은 일반적인 수입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보관하는 돈에 가깝다. 불참자에게 돌려주지 않는 금액은 다시 세입으로 편입해야 하는지, 사업비로 사용할 수 있는지, 반환 불능금으로 처리해야 하는지 등 실무상 판단이 복잡해진다.
셋째, 위탁기관은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서울시나 자치구가 직접 운영하는 사업이 아니라 민간위탁기관이 운영하는 경우, 기관이 자체적으로 보증금을 걷고 환불하는 것이 가능한지 불명확한 경우가 많다. 위탁협약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면, 기관은 감사나 정산 과정에서 지적받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필요성은 알지만 괜히 문제 될 수 있으니 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생긴다.
2. 문제는 ‘보증금’이 아니라 ‘근거와 기준의 부재’다
현재 서울시 청년 관련 조례들은 대체로 청년의 사회참여 보장, 역량 강화, 자립 지원, 청년정책 참여 확대 등을 목적으로 한다. 예컨대 서울특별시 청년 기본 조례는 청년의 참여 확대와 권익 증진을 위한 정책적 근거를 두고 있고, 서울특별시 청년참여 활성화 지원 조례 역시 청년의 정책 참여를 지원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서울특별시 청년 기본 조례」 및 「서울특별시 청년참여 활성화 지원 조례」.
그러나 청년사업 운영 과정에서 반복되는 노쇼 문제, 참석 보증금, 환불 기준, 미참석 시 처리 방식 등에 관한 구체적 기준은 충분히 명확하지 않다. 즉, 현장의 어려움은 “보증금을 반드시 받으면 안 된다”는 명시적 금지 때문이라기보다, 받아도 되는지,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받았다가 어떻게 돌려줘야 하는지에 대한 표준 규정이 부족한 데서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불명확성은 결국 소극 행정으로 이어진다. 담당 공무원과 위탁기관 종사자는 청년들의 참여 책임성을 높이고 싶어도, 감사 리스크와 회계 처리 부담 때문에 시도하지 않는다. 그 결과 무료 사업은 계속 노쇼에 취약하고, 청년들에게 제공되어야 할 공공자원은 비효율적으로 배분된다.
청년 성장의 허들을 낮추려면, 단순히 모든 사업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말 중요한 것은 필요한 청년에게 기회가 실제로 도달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신청만 하고 오지 않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성실하게 참여하고 싶은 청년의 기회는 줄어든다. 노쇼 방지 장치는 청년을 통제하기 위한 규제가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청년에게 공정하게 기회를 나누기 위한 제도일 수 있다.
3. 참석 보증금은 청년에게 벌금을 물리는 제도가 아니다
참석 보증금 제도는 벌칙이 되어서는 안 된다. 청년에게 돈을 걷어 기관 수입을 늘리자는 제도도 아니다. 핵심은 참석하면 전액 돌려주는 소액 예치금이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방식이 가능하다.
신청 시 5천 원 또는 1만 원의 소액 보증금을 납부한다.
프로그램에 실제 참석하면 전액 환급한다.
사전 취소 가능 기한 안에 취소하면 전액 환급한다.
질병, 사고, 면접, 가족 돌봄 등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예외적으로 환급한다.
미반환 보증금은 기관 수익이 아니라 해당 사업의 공공 목적 또는 지방자치단체 세입으로 투명하게 처리한다.
이렇게 설계하면 보증금은 청년 참여를 가로막는 장벽이 아니라, 오히려 프로그램 운영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장치가 된다. 중요한 것은 금액을 높이는 것이 아니다. 청년에게 “신청은 약속”이라는 신호를 주는 것이다.
4. 규제 혁신의 방향: 금지가 아니라 표준화
서울시가 청년 관련 규제 혁신을 추진한다면, 참석 보증금 제도에 대해서도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현장에서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 허용도, 무조건적 금지도 아니다. 필요한 것은 공정하고 투명한 표준 운영 기준이다.
다음과 같은 개선이 필요하다.
첫째, 청년사업 참석 보증금의 법적·행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서울시 청년 기본 조례 또는 관련 시행규칙, 사업 운영지침에 “노쇼 방지와 공정한 참여 기회 보장을 위해 필요한 경우 소액 참석 보증금을 받을 수 있다”는 근거를 둘 필요가 있다. 또한 보증금의 상한, 면제 대상, 환급 기준, 회계 처리 방식을 함께 명시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담당 공무원과 위탁기관이 불필요한 감사 리스크 없이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둘째, 보증금은 ‘선별적·예외적 수단’으로 운영해야 한다
모든 청년사업에 일괄적으로 보증금을 부과해서는 안 된다. 단순 정보 제공 행사나 온라인 설명회처럼 노쇼로 인한 손실이 크지 않은 사업에는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소수 정원, 고비용 강사, 체험형 프로그램, 1:1 컨설팅, 숙박형·집중형 과정처럼 불참 시 다른 청년의 기회 박탈과 예산 낭비가 큰 사업에는 보증금 제도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즉, 보증금은 청년 참여를 제한하는 기본값이 아니라, 특정 사업에서 필요한 경우 사용하는 예외적 운영 도구가 되어야 한다.
넷째, 회계 처리 기준을 단순화해야 한다
현장이 보증금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회계 처리의 복잡성이다. 따라서 서울시는 다음 사항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
보증금 수납 계좌 기준
참석 확인 후 환급 기한
노쇼 발생 시 미환급금 처리 방식
위탁기관 수납 가능 여부
정산 서류 양식
세입 처리 또는 반환 처리 기준
개인정보 및 계좌정보 관리 기준
특히 위탁기관이 임의로 돈을 보관하는 구조가 되지 않도록, 서울시 또는 자치구가 승인한 방식으로만 운영하게 해야 한다. 행정적 기준이 명확하면 현장의 부담은 줄고, 시민 신뢰는 높아진다.
다섯째, 보증금보다 더 넓은 노쇼 방지 시스템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보증금은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더 중요한 것은 참여 문화를 바꾸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장치를 함께 도입할 수 있다.
간편 취소 링크 제공
대기자 자동 승계 시스템
반복 노쇼자에 대한 일정 기간 신청 제한
서울시 산하 지원 사업 노쇼자 통합 관리
사전 취소자에게는 불이익 없는 구조
참석률이 높은 청년에게 우선 신청 기회 제공
기관별 노쇼율 공개 및 관리
이런 장치가 함께 작동해야 보증금 제도도 과도한 제재가 아니라 합리적 참여 관리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5. 청년을 믿기 위해서라도 제도는 더 정교해야 한다
청년정책은 청년을 수혜자로만 보는 정책이어서는 안 된다. 청년은 공공자원의 공동 이용자이자, 도시의 시민이며, 정책의 파트너다. 그렇다면 청년사업도 단순히 “무료로 열어두는 것”을 넘어, 참여의 책임과 기회의 공정성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노쇼 문제를 방치하는 것은 청년에게 관대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성실하게 참여하려는 청년에게 불공정하다. 어떤 청년은 대기자로 기다리다가 기회를 얻지 못하고, 어떤 청년은 아무 연락 없이 불참한다. 이 구조가 반복되면 공공사업에 대한 신뢰도 떨어진다.
참석 보증금 제도는 청년을 의심하는 제도가 아니라, 청년의 시간을 더 소중하게 여기기 위한 제도다. 청년 한 명의 자리는 예산이자 기회이고, 다른 청년의 가능성이다. 그 자리가 비어버리지 않도록 만드는 것은 공공의 책임이다.
6. 제안: 서울시는 ‘청년사업 노쇼 방지 및 참석 보증금 표준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서울시는 청년 관련 규제 혁신 과제로 다음을 검토해야 한다.
청년사업에서 소액 참석 보증금을 받을 수 있는 명확한 근거를 마련한다.
보증금 상한액, 환급 기준, 예외 사유를 표준화한다.
위탁기관이 감사 부담 없이 운영할 수 있도록 수납·환급·정산 절차를 제도화한다.
미환급 보증금은 기관 수익이 아니라 공공 회계 원칙에 따라 투명하게 처리한다.
취약 청년에게는 보증금 면제 또는 비금전적 대체 절차를 보장한다.
보증금 제도와 함께 리마인드, 간편 취소, 대기자 자동 승계, 반복 노쇼 관리 시스템을 도입한다.
실제 노쇼율 감소 효과와 청년 접근성 영향을 평가해 제도를 계속 개선한다.
이것은 청년에게 부담을 지우자는 주장이 아니다. 오히려 청년사업의 기회를 더 공정하게 나누고, 참여하고 싶은 청년이 실제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맺음말
청년 성장의 허들을 낮춘다는 것은 단순히 비용을 없애는 일이 아니다. 청년에게 필요한 기회가 낭비되지 않도록 하고, 성실한 참여가 존중받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보증금을 둘러싼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투명한 기준과 합리적인 제도 설계다. 참석하면 돌려받는 소액 보증금, 어려운 청년에게는 면제되는 보증금, 회계적으로 투명하게 관리되는 보증금이라면, 그것은 청년을 막는 장벽이 아니라 청년의 기회를 지키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서울시는 청년사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노쇼 문제를 개인의 양심에만 맡기지 말고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청년 성장의 허들을 낮추기 위해, 이제는 청년사업 운영의 허들도 함께 낮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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